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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셸

[라 로셸/20150712-13]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자들의 도시 하룻밤을 보내자 어느 새 마지막 날이 되었다. 1박 2일 여행은 이런 점이 참 아쉽다. 하지만 시간이 짧기 때문에 한 순간이라도 아끼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돌아다니게 되는 점도 있으니 단기 여행이든 장기 여행이든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 그런 고로 천천히 라 로셸 구 시가지와 구 항구 주변을 산책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여름의 라 로셸은 도착한 날이나 떠나는 날이나 모두 아름답다.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답게 훌륭한 풍광을 자랑하지만 부산이나 마르세유, 노르망디 같은 바닷가 특유의 거친 느낌은 없다. 그건 아마도 지금의 라 로셸이 대학생들이 많은 대학도시이자 은퇴한 부자들이 노년을 보내는 도시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다시피 라 로셸은 우여곡절이 많은 도시이다. 이곳은 ‘삼총사’에 등장하는 .. 더보기
[라 로셸 (+ 액스 섬)/20150712-13] 하늘색 진주와 하얀색 바다 왜 갑자기 이곳으로 휴가를 떠나기로 결심했는지는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단순하고 충동적인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방학을 맞아 한국에 가기 전에 프랑스의 바다에 가고 싶다'고 중얼거렸고, 그렇게 충동적으로 표를 사고 짐을 꾸려 파리 몽파르나스 역에서 아침 기차에 올라 라 로셸로 향했다. 아직 새벽의 흔적이 가시지 않아 어두컴컴함이 도시 전체에 내려앉아 있었고, 새벽 일찍 일어난 지라 피곤했던 좌석 시트에 머리를 대자마자 잠이 들었다. 종점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부스스하게 눈을 떴다. 기차를 타면 아무리 잠이 들더라도 한 번 정도는 깨는데 전혀 깨지 않고 그대로 계속 잠을 잤다. 몽롱한 채로 잠에 젖은 눈꺼풀을 애써 들어 올리고 역에서 내리자 따스한 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