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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

[엑상프로방스/20150701-03] 한 여름밤의 꿈이 남긴 잔상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환상적인 이틀은 금방 지나가고 어느 새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떠나기 싫어서 침대에서 일어날 생각조차 들지 않았지만, 체크아웃 시간이 곧 다가옴을 알리는 프론트의 전화를 받고 애써 일어나 짐을 챙겼다. 어쨌거나 여행이 아름다운 것은 일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니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다. 차곡차곡 짐을 개어 넣다 문득 내가 무언가를 잊어버린 것 같아서 잠시 앉아 골몰히 생각하니 그 유명한 프로방스의 시장에 가보지 못한 것이 떠올랐다. 시간을 보니 오후가 멀지 않은 지라 조금만 지체하면 시장이 파할 것 같아서 서둘러 짐정리를 마친 후 부리나케 달려 나갔다. 기껏 이곳까지 와서 시장을 보지 못한다면 후회할 것 같았기에 정신없이 뛰어갔다. 다행히 시장은 내가 .. 더보기
[엑상프로방스/20150701-03] 여름 밤의 환상과 마법 환상적인 태양과의 첫날을 보내고 난 후, 시내에 있는 터미널에 가서 버스에 몸을 실었다. 계속 엑상프로방스에 머물 수도 있었지만 꼭 보고 싶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버스 터미널에서 달리는 버스에 몸을 싣고 환한 태양빛을 받아 생장의 절정을 달하는 자연을 보면 기분이 남다르다. 여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싱그러운 태양과 자연을 보면 내 신체 역시 세포 속에서부터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역시 인간의 신체도 식물과 마찬가지로 태양빛을 쬐고 광합성을 하면서 활기를 얻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아, 물론 태양빛 알레르기가 있어서 구름이 낀 날씨가 더 맞는 사람도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삼 태양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 지 느끼게 되는 .. 더보기
[엑상프로방스/20150701-03] 무엇이 행복이란 감각을 만드는가 파리는 프랑스이고, 프랑스는 곧 파리이다.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서 굳이 한 번 더 쓰기도 지겨운 문구이다. 서프랑크 왕국과 카페 왕조 성립 이후, 유럽에서 줄곧 하나의 국가를 유지해온 유일무이한 중앙집권국가인 만큼 그 수도인 파리가 가지는 위상과 영향력은 대단하다. 하지만 가장 프랑스인들이 꼽는 프랑스적인 지역은 파리가 아니라 프로방스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흔히들 생각하는 '낭만적이고 예쁜 풍경'이라는 편견만 가지고 보자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파리는 어디까지나 거대한 도시 파리이지만, 프로방스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답고 햇빛이 빛나는 보석 같은 장소이다. 한 마디라, 파리는 그냥 파리일 뿐이지만 프로방스는 프랑스의 보석이다. 아마 그래서 사람들이 이곳을 가장 프랑스적인 지역이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