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번째 파리, 그리고 길들임 방학은 끝나지 않았지만 휴가는 끝났다. 일상의 영역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점에서 나의 휴가는 끝난 것이다. 하지만 미묘하다. 집에 갔다가 낯선 곳으로 온 기분과, 낯선 곳으로 떠났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 기분이 동시에 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내가 한국에도, 파리에도 모두 길들여졌음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처음으로 맞은 방학이자 귀국인 만큼 정신이 없었다. 휴가 갔다 온 후 부랴부랴 짐을 챙겨서 한국으로 들어갔고, 가자마자 한 1주일 정도는 시차와 기후에 적응하느라 죽어있었다. 햇빛이 쨍하지만 건조해서 여름은 그럭저럭 버틸만한 파리와는 달리, 서울은 습도가 높아서 에어컨 없는 실내가 아니면 몸이 버텨내지를 못하는 기분이 들었다. 하필이면 내가 한국에 도착한 시기가 정확하게 딱 무더위가 시작하는 시점이.. 더보기 이전 1 ··· 23 24 25 26 27 28 29 ··· 1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