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노/20150604-20150607] 시간의 스펙트럼, 그리고 실재와 환상의 경계선 둘째 날의 토리노는 여전히 더웠다. 한국처럼 습기로 인해 푹푹 찌는 찜통 같은 느낌을 주는 더위는 아니다. 굉장히 건조하기 때문에 일단 그늘이나 실내에 들어오면 시원하다. 하지만 태양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낮에 돌아다니는 것은 상당한 인내심과 햇빛에 대한 내성을 요구한다. 한국의 더위가 습기 가득한 만두 찜통이라면, 이탈리아의 더위는 철판 위에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빛을 직격탄으로 맞으면서 탈수기에게 습기를 빼앗기는 것 같은 더위이다. 세련미가 넘치고 정교한 건물들과 잘 정돈된 거리는 일류 세공사의 손을 거친 다이아몬드만큼이나 아름답지만, 결국 더위에 지친 나는 거리 구경을 미루고 박물관 관람을 하기로 결정했다. 토리노의 중심은 궁전 앞에 펼쳐진 카스텔로 광장이다. 이 광장을 중심으로 궁전과 각종 기념물.. 더보기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1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