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빌-트루빌/20150529-20150530] 다 잊어버리고 싶었던 날 (2) 다음 날, 언제 그렇게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었냐는 듯 날씨는 아주 쾌청했다. 하늘은 높고 푸르렀으며 태양은 환하게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마치 어제의 비바람은 없었던 일이었다는 것처럼 말이다. 아쉽게 꼭 떠나는 날만 날씨가 좋냐는 생각이 들어 서운할 만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래도 떠나기 전에 맑은 하늘의 도빌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역시 같은 장소라도 날씨에 따라 인상이 확 바뀐다. 첫날의 도빌이 비바람을 쏟아내며 회색과 청색이 뒤섞인 우울한 우수를 자아내는 도시였다면, 떠나는 날의 도빌은 태양과 바다를 끼고 빛나는 새하얀 보석 같은 휴양지였다. 첫날에는 그렇게 우중충하게 각이 져 보이던 도빌 시내의 건물들 역시 태양빛을 받으니까 평화로운 동화마을처럼 보였다. 날씨라고 하는.. 더보기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1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