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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생활

La folie (1) - La folie : 미친 짓 파리에 와서 불법의 연속을 저지르고 있다. 사실 어느 나라를 가던 불법은 나쁜 것이지만, 때로는 어쩔 수 없기도 하다. 우선 나의 파리 체류는 시작부터가 불법이었다. ‘Sous-location’이라고, 일명 ‘재임대’라는 건데 세입자가 집을 비운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 잠깐 세를 놓는 방식을 말한다. 아마 영어권에서는 'sublet'이라고 불리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정식으로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만이 임대를 놓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재임대는 불법이다. 그러나 파리라는 도시 자체가 워낙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서 주택을 찾을 수가 없을 때에는 재임대로라도 임시 거주지를 구해야 한다. 왜 굳이 재임대와 파리 주거 사정에 대한 운을 이렇게 길게 떼냐 하면,.. 더보기
Ma belle ville (나의 아름다운 도시) 도시의 공기는 자유를 준다는 말이 있다. 지극히 고전적인 표현이지만 전적으로 동의한다. 특히 젊은이들과 여자들에게는, 예나 지금이나 시골보다는 도시의 삶이 더 매력적이다. 도시에서의 삶은 시골에서의 삶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수많은 선택의 갈등과 스트레스를 담보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과 여자들이 도시로 몰려드는 것은, 이와 같은 요소들을 모두 감내할만한 가치가 있는 ‘자유’를 제공하는 장소는 도시 뿐이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12세기에 태어났다면 콘스탄티노플이나 항저우, 혹은 차선책으로 사마르칸트에 살고 있길 바랄 테지 남프랑스나 스칸디나비아, 데칸의 시골에 태어나고 싶진 않을 것이다. 물론 어디에나 예외는 있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전자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중세의 파리는 대학이 있고.. 더보기
Bienvenu!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탈 때에도, 비행기를 타고 나서도 그다지 실감은 하지 못했다. 그냥 내가 비행기를 타고 멀리 떠난다는 것 정도만 실감했다. 이륙할 때 드는 묘한 느낌 때문에 기괴한 표정을 지으며 잔뜩 긴장한 티를 내다가 아사다 마오를 닮은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 언니와 눈이 마주쳐 웃음이 터져버렸을 때도, 기내식을 먹으면서 목적지까지 몇 시간 남았는지 체크를 할 때도, 내가 한국을 떠난다는 사실을 그다지 실감하지는 못했다. 아마 장본인인 나 보다는 부모님이 훨씬 걱정을 많이 하고, 불안해하지 않으셨을까 싶다. 물론 이건 그 때 뿐만이 아니라 체류한 지 4일이 넘어가는 지금에도 해당되는 이야기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은 샤를드골 공항에 갓 도착해서도 그다지 실감이 나진 않았다. 눈앞에 보이는 간판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