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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日 : 살다

병상에 대한 단상

 

 

 

 

 다들 혹시나 “뮌하우젠 증후군” 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을려나. ‘허풍선이 남작’ 으로 알려진 18세기 독일의 귀족인 뮌하우젠 이라는 인물 에서 유래된 말인데, 끊임없는 거짓말과 과장이 자신의 실제 경험이라고 믿는 일종의 정신 질환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꾀병을 과시하고 ‘인증’까지 하면서 관심을 받는 것에 위안을 느끼는 증상이 있는데,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뮌하우젠 증후군’의 이미지는 이런 쪽 일 것이다. 아, 꾀병도 단순한 꾀병 말고 수술과 입원이 필요한 그런 병들로.

 

 뭐 이것도 일종의 애정 결핍 이라고 할 수 있겠다만...솔직히 말해서 “설마 그런 사람이 어디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다. 꾀병으로 관심을 받는 것도 어릴 때의 일이지, 다 큰 성이니 꾀병을, 그것도 입원과 수술을 해가면서 그걸 인증까지 하면서 관심을 받는 짓을 하겠냐 하는 생각을 했었다. 허나 이 얼마나 무지몽매하기까지 한 순진함인가. 세상은 넓고 소위 ‘미친 놈’이나 ‘관심 종자’ 역시 다양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정말로 거대한 꾀병놀이를 하고 관심을 즐기는 사람이 있을 줄 이야....

 

 솔직히 나는 잘 이해 못하겠다. 막상 내가 입원을 해 보니까 도대체 왜 일부러 이런 일을 벌이는지 모르겠다. 비교적 좋은 병원에 좋은 병실에 있긴 하여도, 그래도 입원 생활이라고 하는 것이 참 답답한 것이며, 주사바늘을 꽂고 있는 것은 힘들다. 하기야. 정신질환이라고 하는 것이 내가 이해 못할 것이니 정신질환이지 내 지식에서 이해가 가능하면 어찌 그것이 정신 질환이겠는가. 짧지만 긴 입원 생활 동안 왠지 당연하지만 간과하고 있던 것을 깨달은 기분이다.

 

그러나 저러나, 내가 꽤 자주 지나다니던 길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보는 기분 역시 꽤 묘하긴 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일상은 일상이고 세상은 돌아가나 보다.

 

아, 결론부터 말하자면...자유는 정말로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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