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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日 : 살다

혼자 밥먹지 맙시다?

 

 

 

 

 

 

 요즘은 혼자 밥먹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고, 특히 대학가에서는 혼자 밥먹는 것이 일상인 학생들이 꽤 많다는데...그래도, 아직도 혼자 밥먹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이 꽤 많다. 실은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혼자 밥을 먹는다는 행위에 대해 거부감을 표현한다. 특히 바깥에서 밥을 먹는 경우는 더더욱. 아마 이 사실은 한국의 식당만 가도 금방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은 혼자 앉을 수 있는 1인용 자리가 거의 없고, 또 들어가서 "몇분입니까?"라는 질문을 듣는 순간 질문자의 내면에 깔린 '식당은 여러 명이 오는 곳이다'라는 전제를 생리적으로 뇌가 인식한다. 더불어 혼자 왔다고 말하는 순간 스스로 말 해놓고도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면서 위화감이 올라온다. 아마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겪어봤을만한 경험이 아닐까 싶다. 물론 맥도날드나 버거킹, 김밥천국 같은 패스트푸드나 분식 체인점은 논외로 하도록 한다.

 

 사실 나도 지금보다 어린 시절에는 혼자서 밥먹는 데에 꽤 거부감을 가졌었는데, 지금은 그냥 별 생각 없다. 어디를 가던지 가에 일단 돈내는 사람이 먹을 자격이 있는거지 여러명이서 가야 먹을 자격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또 세상이 오로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에 비해 머리가 커서인지 이제는 사람들이 그다지 내게 관심이 없다는 것도 어느 정도는 잘 알고 있다. 다 자기 먹고 살기 바쁜데 남이 혼자서 밥을 먹든 말든 신경쓸만한 여유가 어디 있을까. 그냥 다 스쳐지나가는 것이고, 하루하루 살기 위해 먹을 뿐이지 딱히 누군가가 혼자 먹는다고 궁금해 할 여유 따위 없다. 아, 그래도 가끔 레스토랑이나 고기집에 혼자 가면 이상하게 쳐다보긴 하더라.

 

 먹는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하기사.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밥은 먹고 다니고, 좀 제대로 먹어야지 뭐라도 할 의욕이 난다. 실제로 굶으면 아드레날린 수치가 상승되어서 짜증과 신경질이 더 강화된다는 과학적인 증거도 존재한다. 그러므로 먹는 것은 소중하다. 다만 요즘들어 드는 생각은, 먹는 것이 중요하지만 굳이 '누군가랑 같이' 먹어야만 먹는 것이 아니라는 점 정도...라고 해야하나. 쓰다보니 참 횡설수설이긴 한데, 요는 혼자먹든 누구란 같이 먹든 맛있고 즐겁게 먹으면 된다는 점이다. 혼자 먹으면 뭐 어떤가. 혼자 먹으면 혼자 먹는거 나름대로 식사시간을 즐기면 된다. 그리고 어차피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현대인의 숙명인데, 가끔은 혼자서 있는 시간 정도 있어도 나쁠건 없다고 본다. 누가 뭐라 하든 먹는 사람은 자신이고, 먹고서 살아나가는 사람도 자기 자신인데 딱히 위축되거나 꿀린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오늘도 혼자 밥먹는 모든 분들께 이 글을 바치며 힘내라는 말을 드립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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