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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슈투트가르트/141127-141130] Wiedersehen, Herr Stuttgart! 숙소가 포르쉐 뮤지엄 근처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가장 나중에 간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나의 열차시각과 체크아웃 시간 사이의 간격 때문이다. 호텔 체크아웃은 11시까지 인데 열차 출발 시각은 4시 45분. 이 애매하게 뜨는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골머리를 앓다가, 호텔을 떠날 때 이곳과 미술관(Staadtgalerie)을 들렀다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일단 박물관에서는 돈을 주고라도 외투와 짐을 맡길 수 있으니 무거운 짐들을 들고 돌아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파리에서는 비싸서 살 수 없었던 사소한 생활용품들 문구용품들, 그리고 기념품들을 하나씩 사다보니 슈투트가르트에 갓 도착했을 때는 가벼웠던 짐이 어느 새 꽤 무거워져 있었다. 그러다보니 결국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 독일에 처음 와서 모든 .. 더보기
[루드비히스부르크/141127-141130] Ludwigsburg, 기대치 않은 하루 이번 여행에서 저지른 실수 중 가장 바보 같은 실수를 꼽자면, ‘와인도 술’이라는 당연한 진리를 아주 깔끔하게 까먹었다는 것이다. 뜨겁게 끓여서 독특한 향을 넣은 따뜻한 와인, 프랑스에서는 뱅 쇼(Vin chaud)라고 하고 독일에서는 글뤼바인(Glühwein)이라고 한다.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사람들이 한 손에는 컵을 들고 돌아다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그 컵에 들어있는 음료 대부분이 바로 이 글뤼바인이다. 와인하면은 보통 프랑스를 많이 떠올리지만 사실 독일 역시 와인으로는 뒤지지 않는다. 특히 남쪽의 유명한 화이트 와인인 모젤 와인은 유럽 내에서도 유명한 와인 중 하나이고, 바덴-뷔르템베르크 역시 손꼽히는 와인 생산지 중 하나이다. 슈투트가르트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처음 마셔본 글뤼바인은.. 더보기
[슈투트가르트/141127-141130] Stuttgarter Weinachtsmarkt, 중세의 환상을 보다 나는 커다란 것보다는 사소한 것에서 비롯되는 차이들에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인데, 이번 여행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파리에서의 생활은 즐겁긴 하지만 여러 가지 할 일들이 산재해 있고 복잡하고 머리 아플 때도 많다. 그래서 훌쩍 떠나온 것인데, 떠날 때나 갓 역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정신이 없었던 지라 ‘여기가 독일이구나’ 정도의 생각밖에 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한 걸음씩 떼면서 사소한 차이를 느낄 때마다 ‘아, 여기는 파리가 아냐! 여긴 독일이야!’를 실감하게 되었는데...예를 들어 보자면 주로 아래의 상황들이라고 요약을 할 수 있겠다. 1. 승강장 안내 방송이 프랑스어가 아닌 독일어로 나오는 순간 2. 손으로 직접 문을 열어야 하는 파리 메트로의 수동문과는 달리 정차할 역에서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열.. 더보기
[슈투트가르트/141127-141130] 아주 사소했던 계기, Wilkommen Sie!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는 아주 사소한 것이었다. 각종 행정 처리로 질릴 대로 질려있을 때, 크리스마스 마켓 개장 기간 한정으로 파리에서 독일의 몇몇 도시로 가는 열차표를 할인한다는 광고를 보았다. 그 때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몰라도 그냥 뭐에 홀린 듯 SNCF(프랑스 국영 철도청 겸 여행사) 에이전시로 들어가서 표를 사버렸다. “슈투트가르트로 가는 크리스마스 마켓 표, 왕복으로 한 장 주세요.” 그렇게 해서 나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진정한 의미의 ‘혼자 떠나는 여행’을 실현하였고, 그 첫 행선지는 독일 슈투트가르트가 되었다. 지금은 무신론자나 불교도도 꽤 있다고는 하지만 유럽은 기본적으로 기독교에 바탕을 둔 문명이다. 따라서 크리스마스라고 하는 것이 단순한 휴일에 불과한 한국과는 달리 1년 중 가.. 더보기
18세기 연인열전 (2) 젋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 무엇을 사랑이라 하며, 무엇을 위해 울 것인가 젋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 Wolfgang von Goethe), 1774년 간행 "무엇을 사랑이라 하며, 무엇을 위해 울 것인가" ▲ 2011년 독일의 한 극장에서 상연된 연극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中 현대는 사랑이 넘쳐나는 시대이다. 길거리를 지나가면서 노래를 들어도, TV를 틀어도, 책을 집어 들어도, 어디서 무엇을 하든 사랑을 만날 수 있다. 서점의 베스트셀러 중에는 소위 ‘연애 기술’ 혹은 ‘연애지침서’라는 책들이 항상 포함되어있고, 아직 교제하는 상대가 없는 대학생들은 교제 상대를 구하기 위해 미팅이나 소개팅을 한다. 헌데 이 넘쳐나는 사랑들을 모두 ‘사랑’이라 명명할 수 있을까? 이렇게 사랑이 넘치는데 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