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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利 : 생각하다

우크라이나, 동서문화 단층선의 필연적 비극 최근 뉴스에서 알 수 있다시피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점점 극에 달하고 있다. 과도정부와 반군의 대립이 점점 첨예해지고 있으며, 이미 우크라이나는 ‘내전’에 돌입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 벌어진 말레이시아 항공 항공기 격추와 같이 무고한 민간인들을 사살하는 일 까지 벌어지고 있으니 분노를 자아내면서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서방 유럽의 끝이자 러시아의 시작이라 불리는 나라, 우크라이나. 어째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일까? 일단 우크라이나의 위치를 보면 '유럽과 러시아, 동서가 만나는 단층선'에 위치해있음을 알 수 있다. 우크라이나라는 국명 역시 '변방'을 뜻하는 라틴어 '크라이'에서 유래되었다. 우크라이나가 당시 로마제국의 변방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금 우크.. 더보기
팔레스타인 문제, 과연 해결할 수는 있을까? (위) 1946년부터 2000년 까지의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영토 변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으로 인해 전 세계가 분노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계속 하고 있고,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는 점점 늘고 있다. 이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분쟁은 누가 끼어들어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까지 갔단 말인가? 이에 대해 논하기 전에 우선 유대인을 대표하는 두 지파인 ‘세파르딤’과 ‘아슈케나짐’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도록 한다. 일단 세파르딤은 포르투갈, 에스파냐 등지의 유대인들로 비교적 혈통과 종교의식에 있어 순수성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아슈케나짐은 중동부 유럽의 유대인들로, 그들만의 변형된 히브리어인 .. 더보기
에볼라 바이러스, 괴물의 습격, 혹은 자연의 역습 요즈음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전 지구촌이 공포에 떨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외교부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주 발병지인 서 아프리카의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에 여행 특별경보를 내린 상태이다. 에볼라 바이러스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선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의 주 확산 무대가 되고 있는 서 아프리카의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도록 한다. 이를 위해선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서 아프리카 해안에는 각각 상아해안, 황금해안, 노예해안 등의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이는 서구열강의 착취와 약탈, 노예무역으로 인해 붙여진 이름들이다. 즉, 노예를 주로 차출해간 곳에는 노예 해안이란 이름이, 상아를 차출해간 곳에는 상아해안이란 이름이 붙여.. 더보기
문명과 삶으로써의 도시 (3) 고찰명, 중국 도시 이야기 & 도시로 보는 유럽 통합사 (完) 이 글을 쓴 필자도,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대다수의 분들도 도시에 살고 있을 것이다. 현재 지구상의 대다수가 그러하듯이 말이다. 사실 이 두 책들이 그렇게 완벽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에 대해서 논하자면, 지나치게 낙관주의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우려되는 면이 있다. 신장, 티베트 등지의 소수 민족 문제는 굉장히 심각한 수준이고, 운남, 귀주 등지의 소수민족들 사이에서 도는 반감 역시 상당히 큰 편이다. 게다가 도시 선정에 있어서도 상당히 아쉬움이 남는다. 일단 중국의 성은 성 하나가 국가 규모인 만큼 성의 수도인 성회(省會)들은 다 다루었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더불어 상당수의 영향력 있는 화교들을 배출하고 중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푸젠성이나, 여러 .. 더보기
문명과 삶으로써의 도시 (2) 고찰명, 중국 도시 이야기 & 도시로 보는 유럽 통합사 아직 공부를 하는 입장에서 특정한 용어에 대한 정의를 함부로 내리는 것은 위험한 것이란 사실을 잘 숙지하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이 글에서 ‘문명을 이해할 때 필요한 키워드’들을 정리해서 도서 속에 드러나고 있는 도시들과 연결시키고자 시도하려고 할 뿐, 문명이 무엇인가 혹은 유럽이나 중국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는 함부로 내리지 않고자 한다. 유럽과 중국이라는 두 상이한 문화권을 이루는 공통적인 키워드를 뽑자면 바로 ‘통일성’과 ‘다양성’이 아닐까 싶다. 언뜻 보기에는 상이한 것처럼 여겨지는 이 두 가지가 공존하기도 하고 대립하기도 하면서 지금의 두 거대한 문화권을 아우르는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문화권이 보이는 모습은 사뭇 다르다. 여러 가지 공통 요소를 가지고 상호간의 네.. 더보기
문명과 삶으로써의 도시 (1) 고찰명, 중국 도시 이야기 & 도시로 보는 유럽 통합사 현재 대한민국 인구의 대다수, 아니 지구에 살고 있는 인구의 대다수는 도시에 살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역시 도시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의 대부분도 필자와 마찬가지로 ‘도시 사람’일 것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도시라고 하는 것이 꼭 현대 과학기술문명의 결과물인 것 같지만, 사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도시는 인간 집단을 보호하고 구성원들을 조절하는 울타리로써 쭉 존재해왔다. 5천년도 더 전인 신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차탈휘육 역시 도시였다. 도시는 수많은 구성원들을 보호해주고,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서 일체감을 가지게 하고, 정치라는 사회적 작용을 만들어내고, 인간을 여기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다. 설령 인간이 모여 살았다 하더라도 도시라는 발명품을 .. 더보기
그들의 내밀함이 곧 나의 내밀함이니, <당신은 어쩌자고 내 속옷까지 들어오셨는가>: 중국의 민가를 기행하다 다큐 PD 왕초의 22000 킬로미터 중국 민가기행 윤태옥 지음, 한동수 감수, 미디어 월 출판(2013) "일반 중국인들의 실제 삶은 시사적인 관점으로 취합한 뉴스와는 꽤 거리가 있다. (중략) 우리가 이웃으로 살아야 하는 중국인들의 대다수는 바로 아파트나 평방에 사는 이런 사람들이다." 흔히들 가깝지만 알지 못하는 나라. ‘중국’을 수식하는 말로 이보다 더 적절한 말을 없을 것 같다.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정치 및 경제 측면에서나 한반도와 뗄 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온 지역이 바로 중국 대륙이다. 이는 아마 더 강조해봤자 입만 아프고 진부한 사실일 것이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중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이 과연 중국대륙의 실제와 얼마나 맞닿아 있을.. 더보기
자크 르 고프(Jacques Le Goff)를 생각하며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 서양 중세사와 문화사 연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크 르 고프(Jacques Le Goff)’의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보았으리라고 생각한다. 1929년 뤼시앙 페브르와 마르크 블로크에 의해 창시되어 프랑스 학계를 넘어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아날학파의 마지막 생존 멤버이던 자크 르 고프, 그가 지난 4월 1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슬픈 일이다. 이는 비단 가까운 친지나 친구들의 죽음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생전 얼굴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일이기도 한데, 가령 너무나 좋아하던 스타나 작가가 죽는 것 역시 슬픔에 있어서는 가까운 이들의 죽음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