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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쾰른/141219-141229] Weihnachtsmarkt in Deutschland!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관한 단상 독일은 유럽의 국가들 중에서 중세 봉건 체제의 잔재가 가장 많이 잔존하는 국가이다. 물론 독일은 유럽 내에서도 손꼽히는 테크놀로지의 국가이기도 하다. 현대 물리학의 수많은 거장들이 독일에서 탄생했고, 의학과 생리학, 기계공학 등의 첨단 분야 연구 실적은 세계 최정상급인데다 지멘스, 보쉬, 다임러 등의 회사들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살에는 현존하는 유럽 국가들 중 가장 중세의 흔적이 짙게 남아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독일의 지방자치제이다. 유럽 최초의 종교전쟁이자 가장 끔찍한 이념전쟁으로도 묘사되는 30년 전쟁 이후,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인해 신성로마제국이 붕괴되고, 독일 각 지역은 그 지역 하나가 영방 국가의 단위로 쪼개지면서 철저한 중앙집권으로 가는 이웃 프랑스와는 정 반대의 길을 .. 더보기
[쾰른/141219-141229] Nach dem 3 Jahren, 3년만에 친구를 만나다 11월에 슈투트가르트 갔었을 때에도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이었는데 이는 최근에 내가 쾰른을 갔을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슈투트가르트와 루드비히스부르크에 있을 때에는 크리스마스 마켓 개장 초기인지라 다소 이른 감이 짙은 들뜸이 가득했지만, 쾰른을 갔을 때에는 크리스마스 마켓 막바지인지라 사람도 훨씬 더 많고 붐볐다. 물론 쾰른이라는 도시 자체가 슈투트가르트보다 훨씬 크고(인구가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그에 따라 크리스마스 마켓의 규모 역시 훨씬 크기 때문에 더 활기차고 인파가 많은 이유도 있겠지만 말이다. 크리스마스 마켓, 독일어로는 ‘Weihnachtsmarkt'인데 이를 영어로 직역하면 크리스마스 마켓이 된다. 마켓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다시피 각종 물품과 특산물, 수공예품 및 먹을.. 더보기
[쾰른/141219-141229] Mein erste Weinachten in Europa, 유럽에서 맞는 첫 크리스마스 휴가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는 별 것 없었다. 그냥 ‘연휴니까’ 부랴부랴 티켓을 예매하고 떠난 것이다.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그냥 공휴일에 지나지 않지만, 아무래도 유럽은 지금은 종교의 힘이 많이 약해졌다고는 해도 가장 기본적인 전통 명절이 크리스마스이니 가장 큰 연휴가 이 시기일 수밖에 없다. 전에도 언급했다시피 파리는 유럽에선 상당히 큰 도시이고, 많은 상점이 있고, 휴일에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도시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연휴에 파리에 있기가 싫었다. 연휴 때에는 일상을 완전히 벗어나 유리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잠깐 한 사이 내 손에는 쾰른으로 가는 왕복 열차표가 들어와 있었다. 2014년 12월은 내게 참 여러모로 의미 있는 한 달이다. 생에 .. 더보기
[슈투트가르트/141127-141130] Wiedersehen, Herr Stuttgart! 숙소가 포르쉐 뮤지엄 근처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가장 나중에 간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나의 열차시각과 체크아웃 시간 사이의 간격 때문이다. 호텔 체크아웃은 11시까지 인데 열차 출발 시각은 4시 45분. 이 애매하게 뜨는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골머리를 앓다가, 호텔을 떠날 때 이곳과 미술관(Staadtgalerie)을 들렀다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일단 박물관에서는 돈을 주고라도 외투와 짐을 맡길 수 있으니 무거운 짐들을 들고 돌아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파리에서는 비싸서 살 수 없었던 사소한 생활용품들 문구용품들, 그리고 기념품들을 하나씩 사다보니 슈투트가르트에 갓 도착했을 때는 가벼웠던 짐이 어느 새 꽤 무거워져 있었다. 그러다보니 결국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 독일에 처음 와서 모든 .. 더보기
[슈투트가르트/141127-141130] Stuttgarter Weinachtsmarkt, 중세의 환상을 보다 나는 커다란 것보다는 사소한 것에서 비롯되는 차이들에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인데, 이번 여행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파리에서의 생활은 즐겁긴 하지만 여러 가지 할 일들이 산재해 있고 복잡하고 머리 아플 때도 많다. 그래서 훌쩍 떠나온 것인데, 떠날 때나 갓 역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정신이 없었던 지라 ‘여기가 독일이구나’ 정도의 생각밖에 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한 걸음씩 떼면서 사소한 차이를 느낄 때마다 ‘아, 여기는 파리가 아냐! 여긴 독일이야!’를 실감하게 되었는데...예를 들어 보자면 주로 아래의 상황들이라고 요약을 할 수 있겠다. 1. 승강장 안내 방송이 프랑스어가 아닌 독일어로 나오는 순간 2. 손으로 직접 문을 열어야 하는 파리 메트로의 수동문과는 달리 정차할 역에서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열.. 더보기
[슈투트가르트/141127-141130] 아주 사소했던 계기, Wilkommen Sie!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는 아주 사소한 것이었다. 각종 행정 처리로 질릴 대로 질려있을 때, 크리스마스 마켓 개장 기간 한정으로 파리에서 독일의 몇몇 도시로 가는 열차표를 할인한다는 광고를 보았다. 그 때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몰라도 그냥 뭐에 홀린 듯 SNCF(프랑스 국영 철도청 겸 여행사) 에이전시로 들어가서 표를 사버렸다. “슈투트가르트로 가는 크리스마스 마켓 표, 왕복으로 한 장 주세요.” 그렇게 해서 나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진정한 의미의 ‘혼자 떠나는 여행’을 실현하였고, 그 첫 행선지는 독일 슈투트가르트가 되었다. 지금은 무신론자나 불교도도 꽤 있다고는 하지만 유럽은 기본적으로 기독교에 바탕을 둔 문명이다. 따라서 크리스마스라고 하는 것이 단순한 휴일에 불과한 한국과는 달리 1년 중 가.. 더보기
voyage le week-end! 시간표를 기가 막히게 짜서 그런지 목요일 오전까지만 수업이 있고, 목요일 오후부터는 한가하다. 그런 이유로, 슬럼프가 올 기미가 강하게 보이는 요즈음에 먼저 선수를 치기로 했다. 바로 슬럼프가 오기 전에 미리 기분전환을 하고 오기로 한 것! 어느 날 집 문제와 각종 행정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최근 너무 따라가기가 힘든 수업이 하나 있어서 길에서 울고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 때 그냥 마음가는대로 울어버렸으면 차라리 괜찮았을텐데 애석하게도 나는 울 때 울고, 웃을 때 웃는 성격은 되지 못하고 그저 마음 속에 담아두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작은 문제를 곪게 만들어서 나중에 고생을 하기도 하고. 하지만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타지에서 문제만 크게 만들어 좋을 것이 뭐가 있으랴. 그렇게 우울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