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耽世 : 느끼다

[쾰른/141219-141229] Ludwigsmuseum, 현대미술: 세대를 넘어서 대성당과 라인강을 바로 곁에 끼고 로마-게르만 박물관 옆에 나란히 위치한 루드비히 박물관(Ludwigsmuseum)은 근현대 미술 작품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독일 표현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많지만, 그 외에 추상주의, 입체주의, 팝아트 등 등 다양한 분파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고, 피카소나 브랑쿠시 같은 유명한 미술가들의 작품들 역시 다수 소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20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현대미술을 총망라하고 있는 곳이 할 수 있겠다. 물관은 원래 하우브리히(Josef Haubrich)가 자신이 소장했던 모던아트 작품을 쾰른 시에 기부함으로써 전쟁이 끝난 후인 1946년 설립되었다. 이후 피카소의 작품과 러시아의 전위 예술가들, 미국의 팝아트, 초현실주의 회화 등 모던아트를 소장했던 루드비히 부부(.. 더보기
[쾰른/141219-141229] Römisch-Germanisches Museum, 로마-게르만 박물관 여느 유럽의 대도시처럼 쾰른에도 박물관이 상당히 많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박물관은 단연 쾰른 대성당 바로 옆에 붙어있는 로마-게르만 박물관과 루드비히 박물관인데, 쾰른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이 두 박물관이 곧 쾰른을 대표하는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마시대부터 중세 직전까지의 쾰른을 보려면 로마-게르만 박물관에 가면 되고, 중세의 쾰른을 보려면 다시 쾰른 대성당으로, 그리고 근대부터 지금까지의 쾰른을 보려면 루드비히 박물관을 관람한 후 출구로 나와 라인 강을 따라 걸으면 된다. 쾰른 대성당뿐만 아니라 그 주변이 모두 쾰른의 연대기를 품고 있는 장소이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다시피 로마-게르만 박물관은 로마 시대의 유물이 주를 이루는 박물관임과 동시에 ‘게르만’이라는 쾰른의 역사적.. 더보기
[아헨/141219-141229] Aachen, 샤를마뉴의 도시, 그리고 당일치기 시간여행 독일과 벨기에, 네덜란드의 국경도시인 아헨(Aachen), 프랑스어로는 액스-라-샤펠(Aix-la-chapelle)이라고도 한다. 라 샤펠(La chapelle)은 예배당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단어이고, 그러한 고로 액스-라-샤펠은 '예배당이 있는 지역'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름이 붙게 된 데에는 그 유명한 아헨 대 성당(Aachener Dom)의 역할이 컸다. 아헨 대성당은 아헨 대교구의 주교가 관할하는 성당으로, 8세기에 샤를마뉴 대제가 처음으로 건설한 이후 여러 번 개보수를 반복해서 지금은 여러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 건물이다. 아헨 대성당의 또 다른 명칭인 ‘황제의 돔(Kaiserdom)’도 샤를마뉴에게서 유래되었다. 800년, 샤를마뉴가 대관식을 거행한 직후 왕실 예배당으로 건립한 이 성당은 알프.. 더보기
[쾰른/141219-141229] Weihnachtsmarkt in Deutschland!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관한 단상 독일은 유럽의 국가들 중에서 중세 봉건 체제의 잔재가 가장 많이 잔존하는 국가이다. 물론 독일은 유럽 내에서도 손꼽히는 테크놀로지의 국가이기도 하다. 현대 물리학의 수많은 거장들이 독일에서 탄생했고, 의학과 생리학, 기계공학 등의 첨단 분야 연구 실적은 세계 최정상급인데다 지멘스, 보쉬, 다임러 등의 회사들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살에는 현존하는 유럽 국가들 중 가장 중세의 흔적이 짙게 남아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독일의 지방자치제이다. 유럽 최초의 종교전쟁이자 가장 끔찍한 이념전쟁으로도 묘사되는 30년 전쟁 이후,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인해 신성로마제국이 붕괴되고, 독일 각 지역은 그 지역 하나가 영방 국가의 단위로 쪼개지면서 철저한 중앙집권으로 가는 이웃 프랑스와는 정 반대의 길을 .. 더보기
[쾰른/141219-141229] Nach dem 3 Jahren, 3년만에 친구를 만나다 11월에 슈투트가르트 갔었을 때에도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이었는데 이는 최근에 내가 쾰른을 갔을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슈투트가르트와 루드비히스부르크에 있을 때에는 크리스마스 마켓 개장 초기인지라 다소 이른 감이 짙은 들뜸이 가득했지만, 쾰른을 갔을 때에는 크리스마스 마켓 막바지인지라 사람도 훨씬 더 많고 붐볐다. 물론 쾰른이라는 도시 자체가 슈투트가르트보다 훨씬 크고(인구가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그에 따라 크리스마스 마켓의 규모 역시 훨씬 크기 때문에 더 활기차고 인파가 많은 이유도 있겠지만 말이다. 크리스마스 마켓, 독일어로는 ‘Weihnachtsmarkt'인데 이를 영어로 직역하면 크리스마스 마켓이 된다. 마켓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다시피 각종 물품과 특산물, 수공예품 및 먹을.. 더보기
[쾰른/141219-141229] Mein erste Weinachten in Europa, 유럽에서 맞는 첫 크리스마스 휴가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는 별 것 없었다. 그냥 ‘연휴니까’ 부랴부랴 티켓을 예매하고 떠난 것이다.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그냥 공휴일에 지나지 않지만, 아무래도 유럽은 지금은 종교의 힘이 많이 약해졌다고는 해도 가장 기본적인 전통 명절이 크리스마스이니 가장 큰 연휴가 이 시기일 수밖에 없다. 전에도 언급했다시피 파리는 유럽에선 상당히 큰 도시이고, 많은 상점이 있고, 휴일에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도시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연휴에 파리에 있기가 싫었다. 연휴 때에는 일상을 완전히 벗어나 유리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잠깐 한 사이 내 손에는 쾰른으로 가는 왕복 열차표가 들어와 있었다. 2014년 12월은 내게 참 여러모로 의미 있는 한 달이다. 생에 .. 더보기
[슈투트가르트/141127-141130] Wiedersehen, Herr Stuttgart! 숙소가 포르쉐 뮤지엄 근처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가장 나중에 간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나의 열차시각과 체크아웃 시간 사이의 간격 때문이다. 호텔 체크아웃은 11시까지 인데 열차 출발 시각은 4시 45분. 이 애매하게 뜨는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골머리를 앓다가, 호텔을 떠날 때 이곳과 미술관(Staadtgalerie)을 들렀다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일단 박물관에서는 돈을 주고라도 외투와 짐을 맡길 수 있으니 무거운 짐들을 들고 돌아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파리에서는 비싸서 살 수 없었던 사소한 생활용품들 문구용품들, 그리고 기념품들을 하나씩 사다보니 슈투트가르트에 갓 도착했을 때는 가벼웠던 짐이 어느 새 꽤 무거워져 있었다. 그러다보니 결국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 독일에 처음 와서 모든 .. 더보기
[루드비히스부르크/141127-141130] Ludwigsburg, 기대치 않은 하루 이번 여행에서 저지른 실수 중 가장 바보 같은 실수를 꼽자면, ‘와인도 술’이라는 당연한 진리를 아주 깔끔하게 까먹었다는 것이다. 뜨겁게 끓여서 독특한 향을 넣은 따뜻한 와인, 프랑스에서는 뱅 쇼(Vin chaud)라고 하고 독일에서는 글뤼바인(Glühwein)이라고 한다.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사람들이 한 손에는 컵을 들고 돌아다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그 컵에 들어있는 음료 대부분이 바로 이 글뤼바인이다. 와인하면은 보통 프랑스를 많이 떠올리지만 사실 독일 역시 와인으로는 뒤지지 않는다. 특히 남쪽의 유명한 화이트 와인인 모젤 와인은 유럽 내에서도 유명한 와인 중 하나이고, 바덴-뷔르템베르크 역시 손꼽히는 와인 생산지 중 하나이다. 슈투트가르트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처음 마셔본 글뤼바인은.. 더보기
[슈투트가르트/141127-141130] Stuttgarter Weinachtsmarkt, 중세의 환상을 보다 나는 커다란 것보다는 사소한 것에서 비롯되는 차이들에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인데, 이번 여행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파리에서의 생활은 즐겁긴 하지만 여러 가지 할 일들이 산재해 있고 복잡하고 머리 아플 때도 많다. 그래서 훌쩍 떠나온 것인데, 떠날 때나 갓 역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정신이 없었던 지라 ‘여기가 독일이구나’ 정도의 생각밖에 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한 걸음씩 떼면서 사소한 차이를 느낄 때마다 ‘아, 여기는 파리가 아냐! 여긴 독일이야!’를 실감하게 되었는데...예를 들어 보자면 주로 아래의 상황들이라고 요약을 할 수 있겠다. 1. 승강장 안내 방송이 프랑스어가 아닌 독일어로 나오는 순간 2. 손으로 직접 문을 열어야 하는 파리 메트로의 수동문과는 달리 정차할 역에서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열.. 더보기
[슈투트가르트/141127-141130] 아주 사소했던 계기, Wilkommen Sie!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는 아주 사소한 것이었다. 각종 행정 처리로 질릴 대로 질려있을 때, 크리스마스 마켓 개장 기간 한정으로 파리에서 독일의 몇몇 도시로 가는 열차표를 할인한다는 광고를 보았다. 그 때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몰라도 그냥 뭐에 홀린 듯 SNCF(프랑스 국영 철도청 겸 여행사) 에이전시로 들어가서 표를 사버렸다. “슈투트가르트로 가는 크리스마스 마켓 표, 왕복으로 한 장 주세요.” 그렇게 해서 나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진정한 의미의 ‘혼자 떠나는 여행’을 실현하였고, 그 첫 행선지는 독일 슈투트가르트가 되었다. 지금은 무신론자나 불교도도 꽤 있다고는 하지만 유럽은 기본적으로 기독교에 바탕을 둔 문명이다. 따라서 크리스마스라고 하는 것이 단순한 휴일에 불과한 한국과는 달리 1년 중 가.. 더보기